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할머니가 100년동안 세상의 소풍을 끝내시고 하늘나라로 가셨다.

몇년 만에 나는 장흥으로 갔다. 시골은 변화와 편리라는 바람에 모든 것이 많이 바뀌었다.

논과 밭은 없어지고 차 한대 지나가기 힘든 오솔길은 포장 도로로 물이 흐르는 계곡은 보를 설치 하여 수영장으로

변화가 나쁜 것만은 아니였다. 

장지하고 시골집으로 돌아와서 마당 한 가운데에 있는 감나무를 보았다.

이 나무는 내가 어렸을때 부터 시골집 마당을 지키고 있었다. 비록 감은 정말 맛이 없었지만

그 나뭇가지가 풍성하여 겨울에는 운치를 여름에는 그늘을 우리 친척들에게 제공해주고 있었다.

그러던 몇 년전 시골집에 큰 불이 났다. 집은 없어지고 남은건 옆의 창고와

예전에 소막으로 사용하던 건물의 방과 화장실.....

 

그래도 다행이다. 저 나무는 남아서.

 

반이 타서 없어지고 죽었어야 하는 나무 인데 죽지 않고 이번 여름에도 감을 맺었다.

감은 아직 안익었고 익었어도 맛은 없었겠지만.

그래도 이 나무는 살아서 다행이다.

한동안 말도 없이 멍하니 나무를 바라 보았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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